안 들어갔으면 어쩔 뻔? 교수님 방에서 놀다 온 <CKMC DAY>
여러분은 어느 때에 교수님 연구실을 방문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교수님이 불렀을 때? 급히 상담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 아니면, 무언가 잘못했을 때?
교수님이라고 하면 그 이름 자체로 위압적입니다. 때로는 교수님과 학부생인 우리 사이에 평행선처럼 좁혀질 수 없는 거리가 있는 것만 같습니다. 함부로 말을 걸기도 부담스러운 존재인 교수님. 그런 교수님의 연구실이라니, 큰일이 난 게 아닌 이상 출입하면 안 될 듯한 분위기지 않나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실제로 교수님 연구실을 제 발로 먼저 들어가 본 적도 없습니다. CKMC DAY가 열리기 전까지는요.
‘CKMC(ChungKangManhwaContents) DAY’는 청강대학교 만화콘텐츠 스쿨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웹툰만화콘텐츠전공, 웹소설창작전공, 만화캐릭터일러스트레이션 교수님들의 연구실이 개방되는 날입니다. 교수님마다 연구실에서 운영하는 이벤트들이 달라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성지순례를 하듯 교수님 연구실을 차례차례 돌아다니는 성취감을 느끼기에도 제격입니다.
“교수님과 한방에 있으면 너무 어색하지 않을까요?”
“교수님이 짠 이벤트라면 뭔가 어렵고 무거울 것 같아요.”
이런 걱정은 하실 필요 없습니다! 여긴, 자유와 활짝 열린 마음을 중시하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니까요.

CKMC DAY 시간표 사진
황유정 교수님의 ‘침묵의 슬랑이 다도’, 홍석인 교수님의 ‘한 번은 때리고 싶었다’, 조희정 교수님의 ‘엽서시 미니 공모전’, 김성현 교수님의 ‘범인은 이 안에 있다(머더 미스터리)’ 등……. 올해, 웹소설창작전공 교수님들도 CKMC DAY에 많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이벤트 이름만 읽어도 CKMC DAY의 분위기가 얼핏 보이지 않나요? CKMC DAY는 의례적으로 열리는 학과 행사가 아닙니다. 학생과 교수님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고 친목을 도모하는 파티입니다. 교수님이 먼저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이벤트 거리를 구상해 놓았으니, 학생들은 그저 교수님의 연구실 문을 노크하기만 하면 됩니다.

황유정 교수님, ‘침묵의 슬랑이 다도’에서 학생들이 말랑이를 만지는 사진
저는 학생 기자단의 일원으로서 취재를 위해 CKMC DAY에 참가했습니다. 취재 전날까지만 해도 심장이 두근거려서 힘들었습니다. 위에 적었다시피 그전까진 교수님 연구실을 찾아가는 일도 별로 없었고, 교수님과 가까운 거리에서 무얼 한다는 것 자체가 제겐 힘겨운 일이었습니다. 저와는 너무 동떨어진 세계에 사는 분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CKMC DAY에 참가한 이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황유정 교수님의 ‘침묵의 슬랑이 다도’는 말 그대로 최근 유행하는 말랑이를 만지는 모임이었습니다. 큰마음 먹고 교수님의 방문을 두드렸는데, 막상 들어가서 제일 먼저 한 건 교수님에게 말랑이를 받는 일이었습니다. 교수님은 친절하게 제게 왁뿌볼도 주셨습니다. 그 뒤엔 다른 학생분들과 함께 소파나 의자에 앉아 말랑이와 왁뿌볼을 만진 게 전부였습니다. 말랑이를 만지면서 긴장되고 떨렸던 제 마음도 조금씩 말랑해졌습니다.

홍석인 교수님, ‘한 번은 때리고 싶었다’에 참가한 학생
홍석인 교수님의 ‘한 번은 때리고 싶었다’는 연구실에서 교수님과 같이 격투 게임을 즐기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동안 전공 수업을 들으며 쌓였던 울분을 격투 게임으로 시원하게 풀었습니다. 이외에도, 시간표에 적혀 있던 것처럼 재기발랄한 프로그램들이 가득했습니다. 이렇게 교수님들과 교류하며 논 덕에 ‘교수’라는 이름에서 느꼈던 거리감을 좁힐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들도 결국 창작과 예술 그리고 학생을 사랑하는 한 인간이었던 걸 그제야 깨달았던 겁니다.
대학교는 제자인 학생과 스승인 교수님의 합으로 이루어지는 공동체입니다. 교수님이 잘났다고 혹은 제자가 재능이 있다고 그만인 곳이 아닙니다. 그러나 과거의 저를 포함한 학생들 대부분은 교수님에게 미리 겁먹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CKMC DAY는 모두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행사인 동시에 무의식적으로 심어졌던 교수님에 대한 의식을 부수는 날입니다. 교수님이 내 진로에 혹은 내 고민에 언제든 도움을 주는 편안한 사람이란 인식이 생기는 순간부터 우리의 대학 생활은 달라집니다.
교수님의 연구실 문을 언제 두드려도 될까요? CKMC DAY를 경험한 후, 저의 대답은 ‘언제나, 여러분에게 교수님이 필요하다면’입니다.
지금껏 교수님이 어려웠다면, 매년 열리는 CKMC DAY에 참가해 보세요. 노크 한 번에 굳게 닫혀 있던 문이 스르르 열릴 겁니다.
취재/글 : 홍인서(웹소설창작전공 25학번)
협조 : 김성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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